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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박진규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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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교양 없는 밤>

교양 없는 밤

독자들만이 소설가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하는 건 아니다. 때론 소설가 역시 독자가 어떤 이들일지 생각한다. 이 단편들을 쓰면서 늦은 밤 열한시 어딘가로 춤추러 가고 싶었지만 혼자 침대에 걸터앉아 밤을 보내야 하는 이들을 떠올렸다. 밤 열한시부터 새벽까지 침대에서 읽을 수 있는 소설집을 만들고 싶었다. 어쩌면 나는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아니라 이야기로 흘러가는 여덟 개의 오래된 춤곡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 책에게도 운명이란 게 있을까? 만일 그렇다면 이 얇은 한 권의 소설책이 누군가의 머리맡에서 교양 없는 애완동물로 오래도록 살아가길 바란다. ―2012년

내가 없는 세월

거대한 세계를 객관적으로 조감할 깜냥은 없어서 정공법 대신 나는 에둘러 간다. 그래서 서울을 녹인다. 몽상의 손가락으로. 깊은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으면 어둠이 찾아와 두런두런 귓가에 들려줄 법한 속삭임으로. 잠들기 전 떠올리면 먹먹하고 짠하고 아름답고 우스꽝스럽고 그리운 추억이지만 날이 밝은 후엔 까맣게 잊히는 내가 없는 세월의 이야기를.

수상한 식모들

나는 타구를 들고 뛰어다니는 노예가 되어 유령들이 뱉어버린 일곱 빛깔 무지개 각혈들을 모으고 또 모았다. 그것은 어느새 글자로 굳어지고, 문장으로 나불대고, 그림으로 살랑거리다가, 이야기새끼줄로 비비 꼬더니, 돌연 춤사위로 손을 뻗어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타락하여 능청스러워진, 그러면서도 옛날 옛적 이솝보다 약간 귀염성 있고 애련한 이 노예는 소설가라는 이름을 슬쩍 바짓주머니에 집어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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