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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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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발해로 가는 저녁>

구석

여름날은 그렇게 가버렸다. 잠자리 떼가 날아다녔던 뒤란의 옥수수 밭 무지개가 걸려 있던 비 지나간 오후, 젖은 들녘의 시간들은 이제 어쩌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문우(文友) 이재석과의 인연으로 전라북도 선운산 인근 바닷가 마을 어귀에서 수 계절을 보낸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그 시절이 내게 주어진 푸른 여름날 같던 소중한 시간들은 아니었는지. 그 심심한 산길, 빈 바닷가 근방에 성가시게도 싸돌았던 발목을 잠시 부려두었더니, 그제야 물소리는 물의 소리를 내면서 울고, 나뭇잎 한 장도 제때 앞에 이르러야만 제 빛을 지우던 일들이 바라보였다. 시집의 시들은 대부분 그곳의 시가노가 풍경들 속에서 마주쳤던 것 같다. 그러고는 다시금 남다른 사정으로, 하늘을 건너온 먼 마을의 모퉁이에서 가까스로 이 남루한 마음의 대거리들을 애면글면 마감한 셈이다. 이것으로 '첫 시집'을 삼아도 좋을 초심으로 돌아가, 나는 내 시의 남은 계절들이 다시 한 번 가만히 깊어지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어딘지 쓸쓸함이며 그보다는 더욱 미욱함이여. 2007년 3월 봄이 오는 제주도의 작은 포구 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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