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대해 몇 가지 악몽 같은 가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악몽을 뿌리치고 쿠바에 대해 쓸모 있고 건설적인 정책을 세우려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쿠바 혁명가들이 무슨 주장을 내세우고 무엇을 희망하는가, 그리고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나는 이 책에서 그이들 주장과 희망과 그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일부를 말하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쓰는 동안 늘 내가 하는 말 따위는 쿠바 혁명가들이 하는 말만큼 중요한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해온 까닭이다. 또 될 수 있는 대로 개인 의견을 드러내는 것을 삼간 까닭이기도 하다. 나는 쿠바나 미국에 대해서 품고 있는 내 걱정이 쿠바의 소리를 전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무척 애썼다. 또한 쿠바 사람들과 나눈 토론에서 발견한 애매한 점을 숨기거나 강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므로 이 편지를 읽을 때,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쿠바 혁명가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당신들이 먼저 그이들 말을 듣고 난 뒤에 내 간단한 논평을 덧붙이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