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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천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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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백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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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언니밖에 없네 + 유리 시리얼볼

"너무 절망적이지도 않고, 희망적이지도 않은 정희와 해옥의 삶은 내가 도달하길 기도하는 삶의 한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 먼 곳에 미리 다녀오는 사람의 마음으로 썼다."

[큰글자도서] 자동 피아노

나는 아직도 가끔씩 급격한 불안과 긴장을 느끼고, 일상의 많은 시간을 학습된 무기력과 싸우는 데에 소모한다. 그러나 백지를 마주 보는 설렘과 소설 쓰기의 즐거움을 깨달아가고 있다. 나의 글쓰기가 벗어날 수 없는 잔혹한 운명이 아니라, 혹독한 삶 속에서 내가 나를 파괴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라는 것. 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인 선택으로 쓰고 있다는 것. 내게도 오랫동안 소진되지 않고 쓰고 싶다는 작가로서의 욕망이 있다는 것. 얼어붙은 자기만의 세계를 단숨에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걸어볼 것이다. 익숙한 사물의 반대편으로 건너가서야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 있을 것이다. 그곳을 향해 걸어볼 것이다. 아니, 이미 걷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것은 너무 오래전의 일이다.

언니밖에 없네

너무 절망적이지도 않고, 희망적이지도 않은 정희와 해옥의 삶은 내가 도달하길 기도하는 삶의 한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 먼 곳에 미리 다녀오는 사람의 마음으로 썼다.

영의 기원

수없이 많은 것을 그토록 쉽게 버려왔는데 왜 이것만큼은 포기하지 못했는지, 줄곧 궁금했고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즐거웠던 적은 거의 없다. 매번 유서를 쓰는 심정이었다. 그럼에도 계속 쓰면서 여기까지 왔다.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한 소중한 친구는 말했다. 언제나 끝에 가보고 싶다고 말하지만, 내심은 그 끝이 멀리 있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 이야기들을 쓰기 위해 결코 가볍지 않은 대가를 치렀다. 그러므로 누군가 한 명쯤 오래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어도 좋겠다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책이 출간되기까지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들 곁에 오래 머물고 싶다.

자동 피아노

나는 아직도 가끔씩 급격한 불안과 긴장을 느끼고, 일상의 많은 시간을 학습된 무기력과 싸우는 데에 소모한다. 그러나 백지를 마주 보는 설렘과 소설 쓰기의 즐거움을 깨달아가고 있다. 나의 글쓰기가 벗어날 수 없는 잔혹한 운명이 아니라, 혹독한 삶 속에서 내가 나를 파괴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라는 것. 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인 선택으로 쓰고 있다는 것. 내게도 오랫동안 소진되지 않고 쓰고 싶다는 작가로서의 욕망이 있다는 것. 얼어붙은 자기만의 세계를 단숨에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걸어볼 것이다. 익숙한 사물의 반대편으로 건너가서야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 있을 것이다. 그곳을 향해 걸어볼 것이다. 아니, 이미 걷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것은 너무 오래전의 일이다.

K의 장례

『K의 장례』는 오래전 떠올린 제목과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거듭 다시 쓰기에 실패하면서도 왜 그토록 미련을 버릴 수 없었는지, 완성한 지금도 별다른 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제라도 이 소설을 마무리할 수 있게 만든 생각에 관한 것뿐인지도 모르겠다. 내 정체성을 구성한다고 믿었던 ‘나’라는 존재에 대한 섬세한 정의들이 그 무엇보다 내게 배타적일 수 있다는 것. 나를 끊임없이 소외시키려는 자기동일성의 환상에 저항하기. 이 소설은 줄곧 ‘자유’를 언급하지만, 나는 단 한 순간도 문학이 자유 그 자체이거나 자유에 가닿는 길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그러나 나를 속박하는 조건들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곧 해방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은 오직 문학만이 내게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역설을 통해서만 상상 가능한, 연루되어가는 감각으로서 자유. 결코 결백해질 수 없는 삶을 살아가기. (……) 장례는 죽은 자와 결별하는 과정이다. 결별은 완전히 떠나보내는 일이기도 하고, 흔적을 간직하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장례가 관념이 아닌, 현존하는 죽음의 자리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쓴 소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세상에 나갈 때마다 겪는 이 결별을, 이제는 섣부른 기대나 과도한 두려움 없이 겪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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