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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추인

출생:1947년

최근작
2024년 4월 <그러니까 사막이다>

그러니까 사막이다

… 하지만 나라를 구한 적이 기억에 없으니 꿈꾸지 말 일이다 싶으면서도 외계인 같은 엉뚱한 꿈속을 헤매는 나로 살게 해주신 신께 또 나의 수호신께 늘 감사하는 마음인 것이다. 다시 열심히 뛸 일이다. 아픈 곳, 어두운 곳, 후미진 곳을 돌아보며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그러면서도 여전히 매사 철딱서니 없는 내가 이쁘다. 2023년 2월

자코메티의 긴 다리들에게

사막은 길이 없어 다 길이었다 길을 나서면 길이 먼저 길을 내주었고 바람이 등을 밀어 주었다 천번을 미워하면 만번을 안아주던 우리별, 아- 어머니 붉은 사막, 나의 우주에 앉아 어머니 속울음을 다중의 내가 듣는다 불이헌에서

전갈의 땅

나는 지금, 어느 전생의 기억을 들고 여기 서 있는 것일까 모래의 세상에 발이 지워진 채 달리는 고집 센 당나귀이며 땀내 나는 당나귀인 나는 아직도 낯선 일상의 하루하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등짐은 백합향 한 짐의 눈이 부신 착각이라니 그리하여 또 이 완벽한 뒤죽박죽을 싣고 갈 나는 밤배이며 구름 잡는 영혼이라 먼 데서 오는 헤헤대는 소리까지도 마저 싣고 싶어 하는 꿈꾸는 당나귀인 것이냐

해일

평행우주다 다중(多重)의 내가 네거리에 출몰하곤 한다 저 여자 혹은 저 남자 내 옷을 걸치고 내 얼굴을 걸치고 그가 걸어가고 있다 문이 있는 걸까 저 시선은 내 생각의 행간에서 비어져 나온 금속 이미지, 은의 아침이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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