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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정창준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4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울산

직업:시인 교사

최근작
2023년 11월 <쪼개진 빨강>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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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슬픔은 예의 바르다. 그러므로 그의 슬픔은 발음될 때 “리에종” 현상이 일어난다. “안으로 휜 내성 손톱”처럼 기억을 파고들며 이원복은 슬픔의 연음 현상을 끝없이 반복해서 연습한다. 그의 뿌리는 천근성이어서 조심스럽고 넓게 이 세계의 습기를 예민하게 어루만진다. 내면의 물관을 관통한 물기는 단정한 언어로 뿌리를 지키는 넓은 그늘을 드리운다. 그의 슬픔은 촘촘하다. 도처에 있는 슬픔의 웅덩이에서 슬픔을 천천히 감아 내었다가 한 올씩 풀어내면서 스웨터를 짜는 실루엣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느린 연주이기도 하고 변주이기도 하며 끊임없이 잇는다는 측면에서 “리에종”이기도 하다. 시인의 사명이 낮은 목소리의 변주임을 생각할 때 그의 슬픔은 어느 곳에나 있고 다른 몸을 가지고 있다. “겨울 헬싱키”에도, “라플란드”에도, “예루살렘”에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도, “창고”에도, “순록들의 뿔”에도 있다. “사랑을 구걸”할 때도, “나에게 줄 선물의 목록들”을 헤아릴 때도 “명징한 슬픔”을 “팽팽한 음으로” 속주한다. “눈동자가 빠져 버린” “눈두덩”으로 더듬더듬 “보이지 않던 슬픔이 보푸라기로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며 “몸 전체가 하나의 줄이 되어” “발톱을 물어뜯으며” 흐느낀다.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울림통이 깊은 악기인지 그는 알기에 “날숨이 서툰” 그는 “인간이 악기를 닮아 갈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묵도하며 “기어 나온 슬픔”을 따라 “남은 시간의 구절을 묵독”하는 “질병”을 앓고 있다. 예의 바른 그가 물기 가득한 이 세계를 관통하며 버티는 연습을 반복해 온 “동봉한” “두 발”이 만들어 내는 “서정적” “악몽”이 작품 도처에서 축축하게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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