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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사회 미스 플라이트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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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자연재해가 아닌 사회비극"
폭염 사회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홍경탁 옮김 /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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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2019년이 오기 전까지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폭염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낮 기온은 역대 최고치를 넘나들었고, 열대야는 한 달 넘게 지속되며 밤잠을 설치게 했고, 집중적인 냉방 기기 사용으로 전력이 끊어지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번 여름을 겪은 이들 다수는 이제 전과는 다른 기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것이며, 전과는 다른 대응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문제는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라 무엇을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지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미국 시카고는 지난 1995년 여름, 올해 한국과 비슷하게 유례 없는 폭염을 겪었다. 일주일 동안 지속된 더위에 700명이 넘는 사람이 생명을 잃었고, 전례 없는 상황에 사회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다행히 분석과 반성이 곧바로 시작되었다. 더위라는 자연 요소 외에 연령, 성별, 인종, 경제적 차이, 지역별 차이 등 다양한 사회 요소와 폭염 피해 사이의 관계가 드러났는데, 빈부의 격차뿐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 양태나 운영 방식 등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는 게 밝혀졌다.

더불어 이 책은 폭염뿐 아니라 사회가 언제든지 마주할 수 있는 각종 재난과 위험에서도 비슷한 과정과 결과를 찾아낸다. 위기가 어디에서 어떻게 비롯하든, 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에 대응하여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내는 데에 필수적인 공통 분모가 무엇인지 밝혀낸다는 점에서, 제목 그대로 폭염과 사회를, 그리고 폭염과 정치를, 더불어 폭염과 내일을 연결하는 새로운 상상을 전하는 책이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1995년 7월 12일 수요일 아침, 시카고 선타임스는 시카고에 폭염이 다가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추천의 글
클라이넨버그는 누가 죽었는지, 어디서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를 들여다본다. 시체안치소를 찾아가 피해자들에 관한 경찰 보고서와 사망 당시의 환경을 기록한 문서를 읽어간다. 폭염은 특정한 사회적?물리적 환경이 조합되었을 때만 생명에 치명적이었다. 왜 재난의 사회적 요인 연구에 대해서는 기상학적 분석과 똑같은 엄격함을 들이대지 못하는가라는 것이 그가 던지는 질문이다.(말콤 글래드웰, <아웃 라이어>)

날씨에 관한 책이라기보다는, 우리의 동료 시민을 망각했을 때 벌어지는 재난적 결과를 다룬다. 기상 재난 너머의 수많은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도발적이고 매력적인 책.(<시카고 선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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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젊은작가상, 박민정 첫 장편소설 "
미스 플라이트
박민정 지음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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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본 미국 드라마의 한 장면을 유나는 생각했다. 주인공인 승무원이 플라이트 백을 놓고 나왔다가 하루 종일 '미스 플라이트'라는 놀림을 받는 장면. 미스가 '놓쳐 버리다'인지, '미혼 여자의 성 앞에 붙이는 호칭 또는 지칭'인지를 유나는 궁금해했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승무원이 된 유나는 노조 문제로 갈등을 빚다 자살하고 만다. 딸을 '놓쳐버린' 아버지 '정근' 앞에 유나의 진실로 향하는 문이 놓여 있다.

정근은 도무지 좋아하기가 어려운 사람이다. 전라도 사람이지만 한 번도 그 사실을 드러낸 적이 없고, 외려 그들에 대한 대한 혐오를 자랑스럽게 드러냈던 사람. 전직 공군 대령인 그는 방산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불명예스럽게 제대했다. 가해의 삶을 살던 그가 5년차 승무원이었던 딸 유나의 피해의 기록을 마주한다. 평생 자신을 지탱해온 삶의 방식을 버리고 아버지에게 '똑바로 살라'고 말하던 딸 유나의 삶 깊숙한 곳으로 가닿을 수 있을까. 두 여성의 선택의 순간에 관한 작품 <세실, 주희>로 2018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박민정의 첫 장편소설. 항공사, 승무원, 갑질, 인권 침해, 공군, 방산 비리, 내부 고발 등의 뜨거운 문제를 신중하게 엮은 소설을 독자 앞에 내민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초당 9.81미터의 중력가속도. 다른 물체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날 수 없으므로 공중에 뜨는 순간 떨어지게 된다.

책 속에서
ㅡ 아버님, 아니에요.
철용은 눈물이 나는지 먼 데를 쳐다보려 애썼다.
- 아버님, 정말 아니에요. 그 유부남 부기장. 그냥 노조 사람이었대요. 유나가 떠나기 며칠 전에 저희한테 다 털어놓았어요. 조종사 노조 간부였다고. 유나는 승무원 노조가 없어서 조종사 노조를 부러워했어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정직 처분당해서 1년째 출근 못 하고 있었대요. 유부남 부기장. 부인은 2년째 코마 상태라 병원에 있는 사람이고요. 어떻게 그런 사람이랑 엮어서 스캔들을 낼 수 있는지. 제가 이 개자식들이 얼마나 개자식들인지 다 밝혀낼 거예요.
정근은 말없이 담배를 피웠다. 조종사 노조 간부라는 새로운 정보가 정근의 머리를 또 아프게 했다. B항공사 기장들 중에는 정근의 사관학교 후배가 아직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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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훌륭한 인물은 세상에 없어요"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이진순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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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는 일이다. 대체로 누구를 만났는지가 이목을 끌지만,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차례로 만나며 인터뷰를 이어간다면, 인터뷰를 이끌어 가는 이가 누구인지, 정확히 말하면 그가 어떤 시선으로 만날 사람을 정하고, 어떤 태도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람의 어떤 부분에 주목하여 이야기를 전하는지 살펴보게 된다. 연속하여 진행된 인터뷰, 책으로 묶인 인터뷰를 따로 읽는 까닭이겠다.

이진순은 '이진순의 열림'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6년 동안 122명의 사람을 만났고, 일간지 두 면을 꽉 채우는 장문의 인터뷰를 꾸준히 전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열두 명의 이야기만 담았지만, "좌절의 상흔과 일상의 너절함 속에서도 세상에 대한 낙관과 사람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던 모두 그리고 인터뷰어의 모습이 한데 겹쳐, 완벽하지 않지만 '반짝' 하며 빛나는 각자의 한방, 즉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순간"을 풍성하게 그려낸다.

그는 세상을 밝히는 건 "크리스마스트리의 점멸등처럼 잠깐씩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짧고 단속적인 반짝임"이라는 믿음을 전한다. 다른 이의 삶에 나를 비교하거나, 다른 이의 삶을 희망하는 데에서 한 걸음 물러나, 각자의 반짝임이 무엇을 뜻하고 어디로 향하는지 돌아보며, 각자의 삶이 서로의 삶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찾을 기회를 함께 전하는 이야기다. - 인문 MD 박태근
이 책의 첫 문장
살려달라고 창문을 두드리던 아이들을 품고 세월호가 뒤집어졌을 때, 우리 사회 부패와 무능의 치부도 적나라하게 바닥을 드러냈다. 배에 탄 304명 가운데 단 한 명도 살려내지 못한 '사상 최대의 구조 작전'은 '사상 최대의 사기극'으로 막을 내렸다.

추천의 글
많은 인터뷰집들이 나오지만, ‘사람’에 천착하면서 사회를 읽어내는 인터뷰들은 그리 많지 않다. 매번 긴 호흡의 인터뷰를 하면서도 관성의 늪에 빠지지 않고 ‘사람’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그의 인터뷰에 감사하고 감탄해왔다. ‘꺾어진 이순’의 그에게서 훗날 이런 결과물이 나올 것을 미리 알 순 없었지만, 그래도 그에 대한 믿음은 있었다는 것을 전한다.(손석희, JTBC 보도 부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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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추리작가협회 최고 작품상 수상작"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P. D. 제임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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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와 나란히 영국의 주요 추리작가로 손꼽히는 P. D. 제임스의 대표작. 코델리아 그레이는 런던에서 한 사설탐정과 동업 중이었다. 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코델리아가 탐정사무소 대표직을 맡게 되었을 때, 주변 사람들 모두가 사설탐정은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니 새 직업을 구하라고 한 마디씩 한다. 그러나 그녀는 강한 신념으로 사무소를 운영하고, 드디어 첫 번째 의뢰가 들어온다. 케임브리지대를 다니던 아들의 갑작스런 자살 원인을 밝혀 달라는 것. 코델리아는 탐정이 여자에게 잘 어울리는 직업임을 보여주겠다고 마음먹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과거 추리소설 속 여성은 남성 주인공을 보조하는 인물로 묘사되어 왔다. 그렇기에 1972년에 출간된 이 책의 주인공 코델리아는 편견을 딛고 실력으로 당당히 범죄에 맞서는 여성 탐정의 모델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작품 내적으로도 트릭의 독창성, 논리적인 수사 과정과 치밀한 두뇌 싸움 등 정통 추리소설로서의 완성도가 높아 '미국 추리작가협회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려한 문체로 이어지는 섬세한 분위기 묘사 또한 아름다워 ‘천상의 필력(런던 타임스)’라는 찬사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정말이지 우아한 추리소설이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버니 프라이드가 죽은 아침(어쩌면 새벽이나 그 전날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버니는 자기 편의에 따라 죽었고, 떠날 시각을 어림잡아 기록해둘 가치가 있다고 여기지는 않았을 테니까), 코델리아는 베이커루 지하철 노선의 고장으로 람베스 노스 역에 붙들려 있는 바람에 사무실에 30분 늦게 도착했다.

작가의 말
나는 용감하고 영리한 젊은 여주인공이 삶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다들 해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일에서 기필코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